-

어느새 4월.
이 곳에 온지 어느새 한 달이 지났네.
엄청난 계획만 가득했던 3월은 그 계획마저 아까울 정도로 마침표.
밤낮은 뒤바뀌어있는 나의 생활, 
침대에 누우며 그 다음날의 기상 시각을 비현실적으로 세우는 건 변함없지만,
적어도 지난 학기보다는 잠만큼은 부족하지 않게 자서일까
하루하루 끝내지 못한 일과 만족스럽지 못한 일과에 아쉬움 가득한 한숨이 없어서일까
적어도 지난 학기보다는 건강하게, 또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으니까
한국에서 느끼던 답답함도 이 곳에서는 날 억누르지 않으니까
그럼 된 것인가-
3월 한 달을 아깝다는 생각을 침대에서 눈을 뜨며 한 오늘-
후회는 말아야지. 그럼 됐잖아...
 1월 초 영문학 페이퍼를 마지막으로 나의 학부 생활을 막을 내리며
졸업해서인지 매일 할 일에 치여지낼 때와는 달리
내가 왜 이 할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긍정적 정당화를 반복하던 그 때와 달리
내 자신 스스로를 뒤돌아보며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가는데 서두름이 없어서인지
한가함과 여유로움-
또, 이념적, 세속적 욕심을 완전히 버렸다는 거짓말이겠지만 확연히 줄여들은듯.
그리고 그 변화가 크게만 느껴진다고 다른 이에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게 찾아온 심적 변화.
지금 느껴지는 여유로움이 착각에 불과하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
내가 앞으로 경쟁 아닌 경쟁을 함께 해야하는 이들은 이런 착각이 아닌
좀 더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는 점이 때로는 나를 불안하게 하지만,
조금 더 늦더라도 지난 몇 개월, 지금 이 순간까지 나 쉬고 싶었던거야
쉽지 않았던 지난 학기를 마치고 겨울에 집으로 돌아오니
스트레스성 위염이 오래 지속되고 있었다며 날 혼내시는 하얀 가운 선생님.
스트레스성 위염이 좀 더 심해지면 암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찾아온 그 씁쓸함.
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 참 별 거 아니구나
한 사람 죽인다는 것, 별 거 아니구나
죽음과 죽임을 자초하는 삶은 어떠한 의미를 가질까.
대체 무얼 배우고자 난 고등학교 때 서울로 올라가 따뜻한 부모님 품을 그리워하며 살았던걸까.
8년 째 매일 제대로 먹고 사는지, 어디 아픈데는 없는지 전화로 체크하시는 엄마의 걱정-
아직도 덜어드리지 못한 우울함과 안타까움- 씁쓸함과 함께 이젠 정리한걸까
그걸 정리하며 억지로 내 자신에게 여유를 떠맡긴걸지도.
건강한 삶, 내 자신을 조금은 더 아끼는 삶. 
그리고 언제 마감할지 모르니 착한 삶 정도 우선 추가. 
그 후에는 천천히 하나씩 붙여나갈래.
여유의 탈을 쓴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오늘 결론만큼은,
'알게 뭐야, 건강하게 살래'

by Milujute | 2008/04/02 09:17 | 트랙백 | 덧글(0)

◀ 이전 페이지          다음 페이지 ▶